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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 바람의 생일시(詩)/신달자 2020. 4. 14. 14:04
개조개를 넣고 미역국을 끓이는
오늘은 바람의 생일
삶은 계란 두 개
명란젓 두 개
소고기 완자를 한 접시 차리니
양수리 물 위를 걸어
내 집으로 오는데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안개로 얼굴을 싸고 슬며시 비밀처럼 날아든 바람
달 밝은 양수리 강가
머리카락을 날리며 내 두 볼을 감싸던 다정한 바람
생일상 차려 주고 싶다고
덥석 내 뭉클한 외로움이 약속한
그 바람이 다시
은근하게 붉은 속살의 언어로
내 식탁에 앉는
봄꿈의 한 찰나.
(그림 : 김윤경 화백)
Happy Birthday Variations, for orchestra
Kremerata Baltica
Gidon Kremer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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