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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 설렁탕 한 그릇시(詩)/신달자 2020. 3. 1. 14:39
펄펄 끓는
내 오기를
오지그릇에 받는다
뿔과 뼈가 푸석거리게
밤새 고아
뿌연 국물로 내린
내 운명의 족쇄를
목구멍이 데도록
단숨에 마셔
새 운명의 허벅지에
힘이 실리기를
철근처럼 뻣뻣하게
일어서서
내가 항복하고 말았던
운명이라는
황소를 단숨에 낚아채
쓰러뜨리는
새 생명의 힘
숨은 눈물을 우려낸
다짐은 진하기만 하다
눈부신 하얀 피로
오래 식지 않고 조용히 끓는
설렁탕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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