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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꽃 뒤엔 냉이열매가 보인다
작은 하트 모양이다 이걸 쉰 해 만에 알다니
봄날 냉이무침이나 냉잇국만 먹을 줄 알던 나,
잘 익은 열매 속 씨앗은 흔들면 간지러운 옹알이가 들려온다
어딜 그렇게 쏘다니다 이제사 돌아왔니
아기와 어머니가 눈을 맞추듯이
서로 보는 일 하나로 가지 못할 곳이 없는 봄날
쉰내 나는 쉰에도 여지는 있다
나는 훗날 냉이보다 더 낮아져서,
냉이뿌리 아래로 내려가서
키 작은 냉이를 무등이라도 태우듯
들어올릴 수 있을까
그때, 봄은 오고 또 와도 새
봄이겠다
(그림 : 이현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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