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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춘 - 어린 왕자의 기억들시(詩)/시(詩) 2020. 3. 12. 13:23길을 가다가 문득 뒤가 궁금해지거든제자리에 딱 멈추는 거야 두 발을 한껏 벌린 채가랭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한참 들여다보는 거야고개를 박고서 바라보는 구름 꽃나무 날아다니는 새들벌레들도 보일 거야 돌멩이들도 보이겠지하나하나 다른 모양의 돌멩이들 발자국들 좁다랗고 널찍한 길구불텅구불텅하고 쪽 곧은길이 두 기둥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겠지모든 길은 가랭이 사이로 통하는 거겠지 뒤가 궁금해지거든그렇게 한번 해 보아 빼툴빼툴 서럽게 서툴게걸어온 발자국도 보이겠지 당당하기도 하고 흔들거리기도 하면서아름다이 흔적없는 풍경화가 되어 뒤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겠지(그림 : 이영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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