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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호 - 꿈꾸는 별시(詩)/시(詩) 2020. 2. 5. 11:53
가슴속 별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거리의 불빛을 쫓아다닌다
숨 막힐 때마다 꿈은 산소호흡기
그 거리가 끝나는 저녁
마주 선 사람의 눈 속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지켜보며 서 있다
하늘과 도시가 만나는 경계선을 따라
노을이 재즈처럼 검붉다
꿈을 위해 가진 것을 버린 사람의
가슴에만 별이 자란다
가슴에 담기에 별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그 아픔을 아는 별에만 불이 옮겨붙는다
사랑하지만 서로 다른 별을 품은 사람들은
밤마다 서로 다른 은하를 서성거리며
힘들어한다
그것도 사랑인 줄은 나중에 알겠지만
별을 꿈꾸는 도시
그 도시 위에 뜬 별들은 지금 무슨 꿈을 꾸나
어둠이 무거운 것은 젖은 꿈 때문이듯
별이 창백한 것은
그 속에 어둠을 담을 수 없어서다
어둠 없이는 빛나는 기억을
꺼내 볼 수 없어서다
(그림 : 김정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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