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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 구름이었으면시(詩)/이은봉 2019. 11. 14. 19:30
구름이었으면 좋겠네
쓰고 싶은 모자를 쓰고
입고 싶은 바지를 입고
바람 불면 휙 떠났다가
바람 불면 휙 돌아오는
으음, 구름이었으면 좋겠네
털 많은 산양이 되었다가
깃 붉은 수탉도 되고
촐랑촐랑 토끼가 되었다가
꿀꿀꿀꿀 돼지도 되고
구름이었으면 좋겠네
마음 따라 버스도 되고
승용차도 되고 자전거도 되고
조랑말이 되면 어떤가
당나귀가 되면 어떤가
으음, 구름이었으면 좋겠네
바람 타고 고향에도 가고
고향에도 가 초록 들판 가득 채우며
비 되어 내리기도 하고
물 되어 흐르기도 하고.(그림 : 김윤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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