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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누가
거기 세웠니?
누가 너희들을
사람들이 지날 적마다 손 흔들라고
시켰니?
쓸쓸한 초겨울 여행길
외진 산등성이에서 만난
억새들,
몸부림치며 눕고
몸부림치며 일어서서
내게 인사했지만
아, 나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절절한 몸짓의 언어를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버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는 그것이 온통
눈물이었음을 알았다.(그림 : 배봉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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