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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스랑이 걸릴 것 같아
어깨를 돌리니
어머니의 것으로 보이는 팬티가 보였다
고구마 캐려고
따라 나서다가
흙을 비집고 올라온 고구마를 본 것마냥
어머니를 불러 보았다
팬티 같은 얼굴이 뒤돌아 보았다
녹말을 거르고,
빻은 도토리를 치대던,
광목 같은 그 얼굴
흙이 찰지니까 고구마가 삐죽하다 야
옛날엔 고구마 이삭줍기도 있었다아
어머니와 이모가 고구마처럼 웃었다
기저귀 펼쳐 놓은 것 같은 하늘, 나는 좀
고구마에서
멀찌가니 쇠스랑을 찍었다(그림 : 신재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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