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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혁 - 노련한 강물과 오늘의 슬픔시(詩)/시(詩) 2019. 9. 3. 10:31
마음이 아플 땐 돌멩이를 던진다
광물에 남겨진 시간을 떠서
허공의 정점에 풀어놓고 싶은 것이다
서로 다른 지층에 묻힌 응어리가 옹기종기
조약돌로 평화로운 정오에도
물수제비뜨는 연인의 돌멩이는
수면 가장 높은 곳까지 떠오른다
지상에서 처음 타인의 마음에 가닿았던 흔적들
돌멩이를 집어 들던 무수한 감정은
강물 위에서도 깊고 거대한 속내를 지닌다
이별의 방향으로 벼름하는 생활을 거슬러 올라,
매 순간 허공을 쥐는 손아귀를 본다
더 큰 사랑을 바라보고
더 큰 빈 곳에 휘청거리던
저녁의 저글링
돌멩이에겐 곡예사의 어투를 물려받은 조상이 있다
분장이 다 번진 얼굴로
거들어줄 손 하나를 그리워하는 것이다(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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