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달래는 우두커니 한 자리에서 피지 않는다
나 어려서, 양평 용문산 진달래가
여주군 점동면 강마을까지 쫓아오면서 피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차멀미 때문에 평생 버스 한번 못 타보고
딸네 집까지 걸어서 다녀오시던 외할머니
쉬는 자리마다
따라오며 피는 꽃을 보았다
오는 길에도 꽃자리마다 쉬면서 보았는데,
진달래는 한 자리에서 멀거니 지지 않고
외할머니 치마꼬리 붙잡고 외갓집 뒷산까지 와
하룻밤을 더 자고, 그제서 지는 것이었다
(그림 : 한천자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영애 - 꽃 밭 (0) 2019.08.20 전서린 - 냇물 (0) 2019.08.19 윤제림 - 강을 건너며 다리한테 들은 말 (0) 2019.08.19 김종길 - 또 한 여름 (0) 2019.08.18 장만호 - 시절인연(時節因緣) (0) 201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