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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만 - 물 한 컵 앞에서시(詩)/서상만 2019. 8. 9. 10:10
새벽,
수도꼭지를 틀어 찬물 한 컵 받는다
문득
목말라 죽어가는 목숨들 까맣게 잊고
한량없이 마셔온 물,
오늘따라 공손히
두 손으로 받아도 염치가 없다
내 누굴 위해, 손톱만큼이라도
눈물 같은 눈물 흘려
사랑 한 번 옳게 베푼 적 있는지
숙연히 찬물 한 컵 또 받는다
(그림 : 안소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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