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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솔 - 수국
    시(詩)/시(詩) 2019. 8. 2. 13:22

     

    차오르는 빛깔을 바라보네
    꽃망울마다 빛이 넘치고 있어
    초록에 하얀색이 고이더니
    하늘빛이 고이고, 다시 분홍빛이 고이고
    빛깔은 테두리를 둘러 안쪽으로 흘러가고

     
    꽃이 색을 입는 순간은 고요해라
    떠날 때처럼 다시 와서 고이는 빛깔들
    꽃이 문을 열자 빛이 들어오고
    하늘색, 분홍색, 보라색이 스미네

     
    수국이여,
    내 것을 버림으로 풍성해진 꽃
    나를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이룰 수 없는 것들을 버릴 때
    오묘한 빛깔이 사방에서 밀려오네

     
    하늘을 닮은,
    태양을 닮은 수국이여
    홀로 부는 바람에도
    그리움으로 안부를 묻는다

     
    떠나간 것들이 모두 돌아오는데
    헤어진 것들이 두 손을 내미는데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떠난
    너는 왜 돌아오지 않는지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어
    네가 서성이던 마당을 보고 있어
    함께 바라보던 수평선을 보고서
    수국으로 피어나렴

     
    달빛을 보며 글썽이는 눈동자
    초록의 눈망울이 어느새 하늘빛으로 물들고
    분홍빛으로 어른대고, 보랏빛으로 서성이는데
    네가 언제 올지 몰라 빈 뜰만 서성이네

    (그림 : 황제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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