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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넘은 나이에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는 이 사람을 보아라
아픔처럼 손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고세월의 바람에 시달리느라 그랬는지
얼굴에 이랑처럼 골이 깊구나
봄 여름 가을 없이 평생을 한시도일손을 놓고는 살 수 없었던 사람
이 사람을 나는 좋아했다
자식 낳고 자식 키우고 이날 이때까지
세상에 근심 걱정 많기도 했던 사람
이 사람을 나는 사랑했다
나의 피이고 나의 살이고 나의 뼈였던 사람
(그림 :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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