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남 - 저녁의 우울시(詩)/장석남 2019. 6. 7. 14:09
여의도 분식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강변을 걸었다
강은 내게 오래된 저녁과 속이 터진 어둠을 보여주며
세상을 내려갔다
천둥오리도 몇 마리 산문처럼 물 위에 떴다
날곤 날곤 했다 그러면 강은 끼루루룩 울엇다
내가 너댓 개의 발걸음으로 강을 걷는 것은
보고 싶은 자가 내가 닿을 수 없는 멀리에 있는
사사로운 까닭이지만, 새가 나는데 강이 우는 것은
울며 갑작스레 내 발치에서 철썩이는 것은 이 저녁을
어찌 하겠다는 뜻일까
(그림 : 김정자 화백)
'시(詩) > 장석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석남 -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0) 2019.06.25 장석남 -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0) 2019.06.15 장석남 - 소래라는 곳 (0) 2018.12.29 장석남 - 5월 (0) 2018.05.04 장석남 - 옛 노트에서 (0) 2018.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