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연 - 좋은 것시(詩)/시(詩) 2019. 5. 16. 10:42
지금 좋은 것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해줄게.
꿈의 색깔 같은 부분은 소매에 묻어 지워지지 않았다.
술의 향을 가져가는 천사들의
코는 계속해서 신선한 향기를 맡을 수 있겠지.
술통의 줄어 있는 술처럼 나는 조금 가벼워져 있겠지.
내 코는 그것을 기억했다면
냄새는 고독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단 하나 뿐인 색깔로 지구의 황금빛 띠를 이루며 떠돌았을 것이다.
내 이름의 좋은 부분들은
닳아서 요철이 사라진 채로
언제부터 여기 남아 있게 된 것일까.
(그림 : 이두한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승준 - 문득 (0) 2019.05.17 유기택 - 누가 첫사랑을 묻거든 (0) 2019.05.17 윤의섭 - 바람의 냄새 (0) 2019.05.15 하재연 - 이생 (0) 2019.05.15 신혜정 - 마음의 집 (0) 201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