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택 - 누가 첫사랑을 묻거든시(詩)/시(詩) 2019. 5. 17. 12:10
스무나무였어
한번 그 가시에 찔리면
스무 날은 앓아야 낫는다는
헤싱헤싱 싱글고 그악한
가시나무 계집애
저를 죽은 새처럼 앓던
눈매 매초롬한 만신의 딸
빼빼해선 말라가던 가시
스무나무였어
그런 스무, 스무 해를 그
여럿을 돌려세우고도 다시
잊은 듯 지내다가도 누가
묻기만 하면 덧나는 이건
아무래도
요번 생애는 다 그른 거지
그렇지, 그런 거지
시작 메모 : 종이 날에 베인 건 나중에야 알지. 한참을 지나고야, 무엇이 나를 지나간 걸 알게 되지.(유기택 시인)
(그림 : 이금파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순자 - 청춘 고래 (0) 2019.05.18 양승준 - 문득 (0) 2019.05.17 하재연 - 좋은 것 (0) 2019.05.16 윤의섭 - 바람의 냄새 (0) 2019.05.15 하재연 - 이생 (0) 201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