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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지 않아도 됩니다
서 계신 그곳에서
눈길 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두 번 스친 인연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만나고 만날 것입니다
지금처럼 통하는 날 주저앉아
그대 입김 내가 마시고
내 향기 그대가 마실 것입니다
부허한 기운 거나하게 취하거든
한철만 허락된 삶도 뽐낼만하더라고
그대 머물다 간 자리에 몇 글자 써서
흙으로 덮어두겠습니다
(그림 : 김인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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