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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계봉 - 너무 늦은 연서(戀書)시(詩)/시(詩) 2019. 3. 9. 10:59
그때 내 맘에도
많은 빛들이 살았지
내 쪽에서 등을 진 빛
무심하게 방치한 빛
감당하지 못하자
스스로 나를 떠난 빛
잃은 빛과 잊힌 빛
나를 떠난 빛 사이에서 자주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떠나지 않은 채
나와 함께 빛나 온
대견하고 고마운 빛
무뎌진 그리움일망정
끝끝내 지키고 싶은
결코 잃어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는 빛
또는 빚, 당신
(그림 : 조상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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