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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리 - 세월이 가면서 내게 하는 귓속말시(詩)/시(詩) 2019. 3. 8. 13:43
나를 울려놓고 너는
내가 안 보인다고 한다
이 깊은 울음바다 속을 헤매 다니는
날 더러 바람소리라고 한다
나를 올려 놓고 울려 놓고
가을나무가 한꺼번에
제 몸을 흔드는 소리라고 한다
수수백년 내 울음소리 위에 턱 괴고 누워선
아무도 없는데
누가 우느냐고 한다
설핏한 해 그림자
마침내 떠나갈 어느 기슭에
꾀꼬리 소리 같은 초분 하나 지어놓고선
어서어서 군불이나 더 지피라고 한다
새 하얗게 이불 홑청이나
빨아 놓으라고 한다
(그림 :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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