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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종 - 의춘(宜春)시(詩)/고재종 2019. 1. 12. 22:38
밤도와 대숲에 튄 별 편편을 쪼았으니
되새 떼의 아침 비상은 찬란해야하지 않겠는가
늘 습기(習氣)밴 하품의 나날이라면
동백꽃 저 붉은 사자후는 약이 좀 되겠다
하루에 두 번 오가는 마을버스처럼
울음을 떠나보내고 기다림은 노래하는 강의 길목
벌써 낡은 갈대를 도발하는 버들바람은
저 남산 너설을 질러오는 송골 여파라지
그 갈기를 타고 휘파람을 불면
대울타리 아래 노란 수선화도 새뜻해지겠다
때론 오래된 풍조(風調)쯤으로 세상을 열면
홀로 끓인 냉이된장국에도 입맛이 선다
(그림 : 김기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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