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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 11월에서시(詩)/복효근 2018. 11. 22. 08:57
먼 길 가는 적막함을 알았는지
나무들은
벌써 허전한 어깨들 기대고 길 떠나고 있다
골짜기 물은 제 아는 것들의 이름을 외우며
두런두런 길을 챙기고
산 하나가 물위에 제 그림자를 싣는구나
남아있는, 혹은
남아있을 수 있다고 믿는 것들의 귀싸대기 후려치며
바람은 몰려오고
그 때마다 숲은 추억 쪽으로 몇 잎 뿌려주며
어서 가라고 어서 가자고
손 흔들어주고 있다
이윽고 긴 밤이 오리라
나도 어서 손 흔들자
(그림 : 김성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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