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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열 - 몽유(夢遊)시(詩)/나호열 2018. 10. 14. 19:27
어떤 꽃은 제 몸을 사루면서 빛을 내밀고
또 어떤 꽃은 제 마음을 지우면서 향을 뿌리듯
허공에 울음을 떨구어놓고
멀리 날아가는 새가 그러하던가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면
웅크린 채 앉아있는 그림자를
고독이라 부를까
세상은 넓은데 갈 곳이 없어
감옥을 등에 지고 어디로 갈까
전생에 유목민이었던 나는
어느 속담을 기억한다
안녕이란 말 대신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묻는
봄이 지나고 나서야
봄을 그리워하는
몽유(夢遊)의 날들
(그림 : 김기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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