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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고양이, 도도하고 냉소적인시(詩)/유안진 2018. 8. 15. 22:40
나에게서 호랑이를 찾으려 하지 마라나를 읽은 눈에는 스핑크스가 보이고
그의 사막 그의 절대고독을 누리게 되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들 제 발로 달려와
더불어 아득한 높이만큼 드높아지지
오직 스핑크스만이 나의 자세로 앉아 있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16시간쯤이야 별 것 아니지
달콤한 잠에 취해
인간보다 더 꿈꾸지
낭만도 더 누리지
지구에 사는 자 중 가장 꿈이 많은 나를
꿈 없는 어류나 파충류와는 비교도 하지마라
다람쥐 코끼리 곰과도 친한 나의 다문화적 친화성을
흠모하여, 천하의 맹수들이 내게로(고양이과)로 모였지
오로지 외로운 평화(平和)와 호사(豪奢)외에는
아무것도 안중에 없는 나의 사명은
날마다 길모퉁이 담장 위에 올라앉아
여린 겨울 햇볕 차가운 바람에 한 올씩의 터럭만을
헹구어내는 일이지
무릎제자가 되고 싶다고?
나를 개(犬)와 혼동하지 마라.
(그림 : 김선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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