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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갈색 가을, 샹송의 계절에시(詩)/유안진 2018. 7. 24. 23:16
세상도 갈색으로 마음 고쳐 먹는 가을
원경에서 근경으로 젖은 바람 불어온다
함께 걸어도 혼자가 되는
갈색 목소리가
외로움의 키가 몸보다 커서, 늘 목이 잠겼던, 목쉰 고독
이 혼자 부르는, 플라타너스 잎잎을 갈색으로 적시다가,
발걸음도 발자국도 다갈색으로 적신다, 바람도 빗줄기도
목이 메이어, 다갈색 골목을 진갈색으로 따라와, 앞장도
서고 나란히도 걸으면서,낙엽보다 낙엽답게 다저녁을
밝힌다, 불빛보다 서럽게 저 혼자서 흐느낀다, 밟히는 낙
엽 소리 젖은 촉감까지
다갈색과 진갈색을 섞바꾸는 키 작은 여자의
죽어서도 외로워
잠긴 목이 안 풀린 에디뜨 삐아프의.(그림 : 김경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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