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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해 - 과일 파는 사람을 위한 랩소디시(詩)/문성해 2018. 7. 21. 09:41
과일 파는 사람은 순해
단단한 철제 공구를 파는 사람보다는 순해
만지면 무를까
흘러내릴까
쪼그리고 앉아 과일 쌓는 사람은 순해
둥근 향기 속에서 어느 새
붉은 피는 달콤해지고
울퉁불퉁한 기침도 잠잠해지게 되겠지
끈적한 여름의 골목에서
헐고 무른 과일을
제 몸 속에 거둬주는 사람은 순해
날것들을 쫓는 두 손은
허공의 땀을 닦아주는 듯하고
동글동글한 머리통들에게
둘러싸인 사람은 든든해
아이를 거느린 엄마처럼
아군을 거느린 장수처럼(그림 : 권오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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