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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 나른한 협곡시(詩)/김명인 2018. 5. 31. 18:32
기차가 고삐 끄는 한나절이다, 현동 저편까지
협곡을 피워 문 아지랑이 자옥한데
어느 역장이 겨우내 가꿔 놓은 꽃나무들일까?
꽃비로 전별해 보내는 골 안의 이 적막
그이는 구름을 타 넘는 차창 곁에 앉았나
인적 그친 간이역에서 눈 맞춰
일생이 닳도록 돌아오지 않을 작정인 듯
그을린 봄꿈이 이별로 휘날리는데
누가 깨워 놓은 생시일까, 천지 그득
연초록 눈시울로 풀리고 있다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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