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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 나는 퉁퉁 불은 라면이 좋다시(詩)/이상국 2018. 5. 30. 16:24
우리 어머니 수제비 끓여 자시고
나 먹으라고 부뚜막 뒤에 한 그릇 덮어놓곤 했지
한 여름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면 그게 돌덩이처럼 불어
뚜껑을 삐뚜루 모자처럼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동네 파리가 다 몰려들어
먹고 싸고 잔치를 벌였지
나는 그걸 고추장에 비벼서 퍼 먹고는
소를 먹이러 가고는 했다
나는 지금도 밥보다도 수제비가 좋다
라면을 먹어도 지렁이처럼 퉁퉁 불은 게 좋다
그 속에 어머니가 있는 것 같으니까
(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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