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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 도반(道伴)시(詩)/이상국 2018. 3. 6. 14:47
비는 오다 그치고
가을이 나그네처럼 지나간다
나도 한 때는 시냇물처럼 바빴으나
누구에게서 문자도 한 통 없는 날
조금은 세상에게 삐친 나를 데리고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준다
양파 접시 옆에 묵은 춘장을 앉혀놓고
저나 나나 이만한 게 어디냐고
무덤덤하게 마주 앉는다
사랑하는 것들은 멀리 있고
밥보다는 짜장면에 끌리는 날
그래도 나에게는 내가 있어
동네 중국집 데리고 가
짜장면을 시켜준다
(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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