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희덕 - 이따금 봄이 찾아와시(詩)/나희덕 2018. 3. 31. 11:42
(낭독 : 선은혜)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공중에서 얼어붙는다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처럼침묵의 소문만이 무성할 뿐
말의 얼음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이따금 봄이 찾아와
새로 햇빛을 받은 말들이
따뜻한 물 속에 녹기 시작한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지랑이처럼
물 오른 말이 다른 말을 부르고 있다부디,
이 소란스러움을 용서하시라'시(詩) > 나희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희덕 - 허락된 과식 (0) 2018.04.15 나희덕 - 비 오는 날에 (0) 2018.04.14 나희덕 - 낯선 편지 (0) 2017.10.29 나희덕 - 내 것이 아닌 그 땅 위에 (0) 2017.08.06 나희덕 - 길을 그리기 위해서는 (0) 2017.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