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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 허락된 과식시(詩)/나희덕 2018. 4. 15. 14:58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허천난(허천나다) : 1.몹시 굶주리어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다. 2.어떤 일에 염치없이 욕심을 부리다
(그림 : 이민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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