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윤수 - 하늘전화시(詩)/시(詩) 2018. 2. 1. 01:19
내일 아침에 배를 타고 나가려는데
누가 내일 풍랑주의보 예보 내렸다고 한다
어제 밤하늘에는 모처럼 선물 같은 별이 무성하고
지금은 바람도 없는데 주의보라니
나는 성산항에 전화를 걸어
내일 아침에 주의보인가요? 하고 물었다
여직원의 앳된 목소리가
네, 현재는 주의보 예보예요. 한다
우도 신입생인 나는, 예보가 내리면
배가 못 뜰 가능성이 많은지
한 번 더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앳된 목소리의 여직원이
다시 차분하게 알려준다
“그건 하늘만 알아요.”
비바람 부는 날
우도에서 배 타고 나가려면 가끔은
하늘에 전화를 걸어봐야 한다
(그림 : 설종보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재영 - 꿈꾸는 폐선 (0) 2018.02.01 사윤수 - 별미 (0) 2018.02.01 사윤수 - 경고문 (0) 2018.02.01 이동훈 - 오래된 뒷담 아래 (0) 2018.01.31 사윤수 - 저녁은 단벌신사 (0) 201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