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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가끔 들렀다 가는 옛집
팔 남매 문지방 닳도록 넘나들었지
형제들 하나 둘 도시로 떠나고
겨울 산같이 스산하던 집
부모님마저 세상 떠신 뒤로
타관보다 쓸쓸하게 비어 있네
어느새 다 허물어지고 터만 남아
뉘 집 남새밭이 되어 버린 것일까
우산을 받쳐 든 여섯 살 적 내가 보이고
감나무 접을 붙이던 젊은 아버지가 보이네
혼자 남아 빈 터를 지키던 감나무
왜 이제 오느냐며 글썽한 눈으로 바라보네
너도 옛집이 그리운 것이냐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안부를 물어보네
(그림 : 최광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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