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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지만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어쩌다 찾아들기도 하는
아직 소꿉이 그대로 남아있나
닦지 못한 눈물이 여전히 마르고 있나
눅눅한 공기처럼
일종의 도피에 가까운 이곳은쓸데없이 따라온 것들이 많아서 항상 자리가 비좁다
깨지고 뭉쳐졌다 흩어지는
나와 내가 아닌 것 사이에서달래야 하는 일과 달래지 말아야 하는 일 사이에서 격렬해진다
스스로 터득해서
나를 조금씩 움직이는 무기를 만들고가까운 너도 잘 모르게 웃음으로 위장을 한다
구석이 아닌 것처럼 자세를 바꾸면모든 게 바뀐다고 하는데
두 손을 들면
영원히 백기처럼 보이는꾀병처럼 편한 곳
나는 어딘지 색깔이 변했는데밤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보고
결국 홀로 돌아가는 무채색 둥지(그림 : 최석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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