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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 배꽃 날리는 날시(詩)/시(詩) 2017. 12. 15. 12:35
시방 온 시상이 난리제
왜 그렇게 천지가
바람난 옆집 여편네 속살처럼 희다냐
희다 못해 실핏줄이 다 보인다냐
아니여! 저건, 필경
철쭉이 온산에 불타 오르도록
쑥떡 하나 먹지 못하고
힘든 보리 고개를 넘겨 그런거여
그래, 푸른 보리 이파리만 보아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꽃잎 오사게 피었다가
비가 내리면 힘없이 지는거여
내 가슴
새까맣게 타는 줄 모르고
봄비에 배꽃 하염없이 지는 날
오일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혼자 말처럼 내뱉는 울 엄니가
참 시인이다시상 : '세상'의 전라도 말
오사게 : '아주 많다'의 전라도 말(그림 : 김영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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