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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 메마른 고집시(詩)/김명인 2017. 11. 27. 11:42
그늘 마당에서 푸드덕
새가 날아올라 배롱나무 가지로 스쳤는데
안경을 고쳐 쓰고 다시 보니 그 가지엔 새가 없다
서리 찬 날갯짓만 시퍼렇게
허공에 걸려 있을 뿐
작은 새는 더 먼 곳으로 날아갔을까?
저 배롱나무에겐 깃드는 새가 없다
시든 잎새 몇 낱을 한사코 잡아두려는
메마른 고집
늦가을의 삭정이만 앙상할 뿐
(그림 : 박락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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