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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가 핀
오래된 고백 같다
요번이 마지막이라는 듯
맛에도 생의 각오란 게 있다
혀인지 떡인지, 붙고 미끄러지기가
어느새 짝사랑은 아니구나
달빛 침묵과 햇귀의 망설임
허락된 사랑처럼 입안 가득 꿈틀댄다
모년 모월 모시, 늦은 결혼식만 남았구나
입술과 혀와 목젖이 할 수 있는
모든 연애의 방식으로 모시떡이 왔다
당신의 반달 손자국,
초록 실타래로 왔다모시떡 : 전라남도 영암군에서는 유두나 추석에 데친 모시 잎과 불린 쌀을 곱게 갈아 소금 간을 해 인절미나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모시 잎의 독특한 향과 텁텁한 맛이 특이하며, 모시 잎의 생즙 덕분에 떡이 쉽게 굳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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