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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 안의장날시(詩)/신경림 2017. 6. 29. 18:18
산나물을 한 소쿠리 다 팔고
비누와 미원을 사든 할머니가
늙은 마병장수와 장국밥은 먹고 있다
한낮이 지나면 이내 파장이 오고
이제 내외가 부질없는 안팎사돈
험하게 살다 죽은 사위
아들의 얘기 애써 피하면서
같이 늙는 딸
며느리 안부만이 급하다
손주 외손주 여럿인것이 그래도 대견해
눈물 사이사이 웃음도 피지만
누가 말할 수 있으랴 이토록
오래 살아 있는 것이 영화라고
아니면 더 없는 욕이라고
안의장날 : 경남 함양군 안의면 석천리 243번지에 위치한 5일장 (5일, 10일)
마병장수 : 철지나 헐고 싼 물건을 파는 사람.
(그림 : 김의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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