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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 아름다운 사이시(詩)/공광규 2017. 6. 20. 10:30
이쪽 나무와 저쪽 나무가
가지를 뻗어 손을 잡았어요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거리에서
잎과 꽃과 열매를 맺는 사이군요
서로 아름다운 거리여서
손톱을 세워 할퀴는 일도 없겠어요
손목을 비틀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서로 가두는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도
이쪽에서 바람 불면
저쪽 나무가 버텨주는 거리
저쪽 나무가 쓰러질 때
이쪽 나무가 받쳐주는 사이 말이예요(그림 : 송태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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