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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 신록에 접을 부쳐시(詩)/박재삼 2017. 6. 8. 12:16
사랑은 어려운 슬픔을 넘어
서툰 기쁨을 두른 채
연초록으로 남몰래 오고 있네.
처음에는 아주 여리게,
다음에는 그냥 여리게,
그것이 차츰 강도(强度)를 더해가
쟁쟁쟁 천지의 비밀을 캘 듯이
희한한 소리를 곁들인 채
이제는 진초록빛 쪽을 향해
부지런히 가고 있는 것이 역력히 역력히 들리네.
해마다 겪는 이 경치를
내 가슴에 뿌듯이 안으면서
한편으로 멍하게 물고기를 놓친 듯한
소년으로 돌아오는,
이 신선티 신선한 허망함이여.
접붙이기 : 서로 다른 두 개의 식물을 인위적으로 만든 절단면을 따라 이어서 하나의 개체로 만드는 재배 기술을 말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한 식물은 뿌리를 남겨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바탕 나무가 되는데, 이런 나무를 대목(臺木: rootstock)이라고 하며
실제로 인간이 과실 등을 얻기 위한 목적이 되는 나무를 접수 또는 수목이라고 한다
(그림 : 김성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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