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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 얼음 호수시(詩)/김명인 2017. 1. 25. 10:54
가장자리부터 녹이고 있는
얼어붙은 호수의 중심에 그가 서 있다
어떤 사랑은 제 안의 번개로
저의 길 금이 가도록 쩍쩍 밟는 것
마침내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빙판 위로 내디딘 발걸음 돌이킬 수 없다
깨진 거울 조각조각 주워들고
이리저리 꿰맞추어보아도
거기 새겼던 모습 떠오르지 않아 더듬거리지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한때의 파문
어느새 중심을 녹여버렸나
나는 한순간도 저 얼음 호수에서
시선 비끼지 않았는데
(그림 : 한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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