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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 아침이슬시(詩)/문정희 2016. 12. 27. 13:04
지난밤 무슨 생각을 굴리고 굴려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영롱한 한 방울의 은유로 태어났을까
고뇌였을까 별빛 같은
슬픔의 살이며 뼈인 생명 한 알
누가 이리도 둥근 것을 낳았을까
고통은 원래 부드럽고 차가운 것은 아닐까
사랑은
짧은 절정, 숨소리 하나 스미지 못하는
순간의 보석
밤새 홀로 걸어 와
무슨 말을 전하려고
아침 이슬 위에
이렇듯 맑고 위대한 시간을 머금고 있는가(그림 : 김기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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