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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 쪽빛 편지시(詩)/김선태 2016. 8. 31. 10:30
남녘 가을바다는 한 폭의 쪽빛 비단 같다
소슬한 바람이 비단 폭을 펄럭일 때
찬란한 햇빛이 자디잔 글씨로 쪽빛 가을 편지를 쓴다
우윳빛 봄바다와 뻘물투성이 여름바다를 거쳐
쪽빛 투명한 피부로 빛나는 남녘 가을바다
거기 이미 생의 반환점을 돌아온 사내 하나 있어
종일토록 바닷가에 앉아 쪽빛 편지를 읽어내리면
지난 사연들이 모두가 쪽빛으로 되살아나겠다
저물 무렵 남녘의 가을바다는 쪽빛 비단을 거둔다
노을이 쪽빛 편지를 불태우며 떨어진다
내일은 가을바다의 쪽빛이 더욱 짙어지겠다
(그림 : 박현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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