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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 내 마음 속의 당나귀 한 마리시(詩)/이홍섭 2016. 8. 21. 11:49
내 마음 속에는
언제부터인가 당나귀 한 마리 살고 있다
귀가 몹시 커다랗고
고개를 잘 숙이는 당나귀그 당나귀가
잘 우는 당나귀인지, 잘 안 우는 당나귀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오랜 친구를 찾아가거나
한없이 느린 걸음으로
이 도시의 외곽을 배회할 때
어느덧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는 당나귀 한 마리
나는 이 당나귀가 좋아
풀만 먹고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그림 : 사석원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