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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 겨울 산행시(詩)/복효근 2016. 7. 24. 13:35
분명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올라간 산정
눈보라만 떼로 몰려올 뿐
아무 것도 없어
더 믿을 게 없어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만이 눈부셨습니다
몇몇은 발이 부르트고
관절이 삐걱이고
추위에 귓불이 얼었을지라도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었으므로
더 잃을 것도 없어
비로소 서로가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가슴과 가슴으로 길을 내어주던
눈보라 속에서
내 모든 그대가 이정표입니다
길입니다(그림 : 김지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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