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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 다시 정선, 어떤 마을 앞에 서 있었네시(詩)/문인수 2016. 6. 20. 10:28
비 뿌리네
어떤 마을 앞에 서 있네
이 깊은 골짜기 거대한 귓속 같네
큰길에서 가지치고 가지친 샛길,
길 끝엔 한 채씩 집 매달렸네
찌든 허파꽈리 같네
발등에다가 이 마을을 얹고 있는 뒤엣산 몹시 험하네
비안개에 가려 다 보이지는 않지만 높겠네
더러는 팔 뻗어 밀쳤음직도 한 앞엣산,
그러나 끄덕않았을 앞엣산,
그래서 또 호미 걸고 기어오른 비알밭 감자꽃 핀 앞엣산,
앞엣산 더 험하네 더 높겠네
다만 물소리 물소리 빠져나가네
저 물소리 다 닳아 빠지겠네 닳지 않겠네
(그림 : 김명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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