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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 그늘 선물시(詩)/이정록 2016. 6. 19. 01:22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마라.
왼손잡이가 이 밭 저 밭 코뚜레 잡아채도
소 콧구멍은 오른쪽으로 삐뚤어지지 않는다.
오른손잡이가 이 장바닥 저 장바닥 고삐 몰아쳐도
화등잔만한 눈알이 왼편으로 뒤집히지 않는다.
워낭 소리도 코쭝배기에 송알송알 맺힌 땀방울도
어느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는 법이여.
낭창낭창 코뚜레만 파이다 동강나는 거여.
땀 찬 소 끌고 집으로 돌아올 때
따가운 햇살 쪽에 서는 것만은 잊지 마라.
소 등짝에 니 그림자를 척하니 얹혀놓으면
하느님 보시기에도 얼마나 장하겄냐?
(그림 : 장정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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