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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 남해 유자 주무르면시(詩)/김영남 2016. 5. 13. 15:17
향기로운 시간 속으로
누가 올 것만 같다
벌써 오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이 와
담벼락을 돌아갔다
그러자 그 자리
환한 전등이 내어 걸린다
깔깔깔 웃음소리 굴러 나오고
웃음에 얻어맞은 난
파란 멍이 만져진다
내 멍도 그 사람 따라
담벼락 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가
불빛에 익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누가 그걸 또 주무르고 있나
소곤거리는 소리, 흥얼흥얼하는 소리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그림 : 남용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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