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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 모든 고향에는 무지개가 뜬다시(詩)/김영남 2016. 4. 15. 00:51
버들강아지를 꺾어들고 앉아서
휘파람을 불면
해안선, 보리밭, 대숲
이들을 보듬고 도는 하얀 시내가 보이고,
닭들이 꿩으로 날아가는 소리도
동구 밖까지 들린다.
그리고 나의 노래가
끝나는 부근에
살구나무 한 그루가 휘어진 가지를
이웃집 담장 너머로 드리운다.
이곳에서는 골목도
꼬부라지고, 그 꼬부라짐 속에서
아이들이 연달아 탄생한다.
탄생하다 그친 곳에서
개구멍과 헌 길이 시작되고, 새 길이
꿈틀꿈틀 올라가는 언덕 위에
무지개가 뜬다.
눈물이 많은 영혼 속에서만 뜨는 무지개.(그림 : 이인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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