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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깃털 속의 바람을 풀어내면
먼 바다에서는 배들이 풍랑에 길을 잃고는 하였다
오전 11시의 봄날이 이렇게 무사히 지나가는 것은
저 작은 새들이 바람을 품으며 날기 때문인 걸
적막한 개나리 꽃 그늘이 말해줘서 알았다
이런 때에 나는 상오의 낮달 보다도
스스로 민들레인 그 꽃보다도 못하였다
나를 등지고 앉은 그 풍경에
한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나는 바보 같았다
(그림 : 정의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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