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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리 - 선운사에서시(詩)/홍해리 2016. 2. 2. 17:47
눈 내린 선운사 동백숲으로
동박새들 모여서 재재거리고
눈 위에 반짝이는 겨울 새소리
도솔암 오르는 길을 따라서
낭랑하게 선문답하는 개울 물소리
은빛으로 반짝반짝 몸을 재끼는
솔잎 사이 바람이 옷을 벗는다
암자엔 스님도 보이지 않고
풍경소리 홀로서 골을 울린다
온 세상이 눈에 덮이고 나니
이것이 사랑이란 생각이 든다
늦잠자던 색시들 동백장 색시들
봄에 오마 약속하고 떠나버린
잊혀진 듯 고요한 사하촌 하늘
종일토록 눈은 내려 산하를 덮고
텅 빈 적막 속에 잠든 겨울 꿈
깨앨까 마알까 하는 2월말
이따금 드나드는 찻소리까지
눈에 덮여 눈에 보이지 않고.(그림 : 강종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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